본지는 학생들의 올바른 글쓰기와 논술실력 향상을 위해 동부신문과 서울 동북고등학교에서 통합논술을 지도하고 계시는 권영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똑똑한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모쪼록 이 기획이 학생들의 올바른 글쓰기와 논술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1. 첫 문장에서 독자를 유혹하라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본 구조는 서론, 본론, 결론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서론과 결론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거나 적절히 작성을 하지 못한다. 모든 글쓰기에서 서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론은 글을 읽는 독자에게 주는 첫 인상이다. 필자의 참신한 생각이 본론에 담겨 있어도 서론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면 그런 글은 끝까지 읽히지 않거나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읽힐 수 있다.

서론을 작성하는 데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글 전체의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독자가 글을 손에서 놓지 않게 흥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론은 다음 내용들이 필요하다.

첫째, 문제나 쟁점을 제시해야 하고 문제에 대한 필자의 답이나 쟁점에 대한 필자의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문제나 쟁점을 제시할 때 그 문제나 쟁점이 왜 중요한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설명해야 한다. 중요한 이유나 배경에 관한 적절한 소개가 없으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문제에 대한 다른 답이나 쟁점에 대한 다른 입장을 소개하면 문제나 쟁점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둘째, 문제에 대한 답이나 쟁점에 대한 입장을 어떤 방식으로 입증할 것인지 소개한다. 또 필자 자신의 방식이 가진 특성을 강조해야 한다. 다른 기존의 방식이 있으면 이것을 자신의 것과 비교할 때 필자의 방법이 돋보일 수 있다. 셋째, 필자의 답이나 쟁점으로부터 나올 결론이 무엇인지 짧게 소개한다. 예를 들어, 그 문제나 쟁점과 관련하여 필자의 답이나 입장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의미나 중요성을 가지는지 소개한다.

서론의 한 가지 사례를 보자.

“100년 전과 비교할 때 현재의 물질문명과 정신문화는 과거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과거 300년 전과 200년 전의 차이와 비교하면 이것은 역사상 유래가 없는 변화이다. 이런 차이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사람들은 대개 이런 차이의 시작을 산업혁명으로부터 찾는다. 산업혁명이 탄생시킨 증기기관은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고 대량으로 생산된 상품을 유통시키고 그 원료를 수급하기 위해 철도 등 교통수단이 발전하였다. 이처럼 넓어진 시장과 늘어난 상품 물량을 소화하면서 시장 경제는 발전하였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물질문명의 변화만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정신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변화가 정신문화에 끼친 영향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서론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필자는 여러 변화 중에서 왜 그런 변화를 선택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둘째, 문제에 대한 필자의 답을 소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답을 입증할지, 답의 의미나 중요성도 알 수 없다. 셋째, 필자는 이 서론에서 문제의 배경을 제시하지만 그 내용은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독자에게 흥미를 주기 어렵다. 보다 구체적인 사실이나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은 사실을 소개하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권영부 (현 서울 동북고 교사)
1992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NIE, 논술, 구술, 통합논술 수업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