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 데에 대한 대처 방안은 대체적으로 늦은 감이 없잖아 있는 듯 하다. 인터넷 사용의 급증으로 인해 폭력, 음란, 자살 등의 문제가 하나 둘 제기 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수사대가 조직화되고 집중적인 감시와 예방 방안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다. 그리고 그에 따른 청소년 폭력, 성폭력, 자살, 음란물에 대한 처리 방안 또한 모호한 실정으로 강력한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소년범죄 증가의 심각성을 파악, 사회문제로 손꼽아 소년사법제도의 처벌 연령을 16세에서 10세로 하양(下揚) 하는 것으로 조정, 소년의 유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05년 5월 가정법원 산하에 설치된 ‘가사소년제도 개혁위원회’에서 소년범의 연령을 현행 20세 미만에서 10세 미만으로 하고, 촉법소년의 연령을 12세 이상에서 10세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을 소년법 개정안에 담아 발표했다.

어린 연령층까지 범죄와 폭력, 음란에 물들어 가고 있는 현실에 몸서리가 쳐지지만, 이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PC방, 오락실, 게임 사이트 등을 보면 청소년과 어른들이 연령에 상관없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 해소와 게임을 즐기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정작 그곳은 안전한 듯 하면서도 청소년들에게 해를 가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욕을 듣고, 배우면서 청소년들은 좋지 못한 언행(言行)울 습득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곳들은 별다른 제재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곳이며, 사용 공간을 따로 규정짓지 않는다는 장점이자 단점을 가지고 있다. PC방과 오락실 등에서는 부모와 선생님의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그곳에서 일탈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장소들에만 국한(局限)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는 우리의 일상생활의 주변에서도 어린 그들의 일탈된 언행(言行)을 접하게 된다. 일반 초등학교 앞을 지나게 될 때면 하교(下敎)하는 학생들의 작은 입에서 충격적인 단어와 욕설들이 오가는 장면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청소년 문제와 청소년 문제 연령층 저하(低下)는 인터넷과 대중매체를 청소년들이 잘못 이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다.

핵가족화, 개인주의화가 팽배하게 나타나면서, 청소년들에게 인터넷과 TV 매체가 더욱 가까운 교우관계로 다가서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 외에 청소년들은 혼자 손쉽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컴퓨터 게임, 채팅 등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청소년들이 인터넷 활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인터넷 유명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어를 써넣기만 하면 나오는 수많은 자료들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편리함으로 인해서다. 이러한 편리성을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 공유와 메신저 등을 자주 접하면서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자료의 우주 속에 별다른 제재 없이 떠다니는 폭력성, 음란성, 욕설 등을 띈 자료를 손쉽게 접하는 것이다.

인터넷 뿐 아니라 흔히 모두가 즐겨보는 공중파 방송 역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충분한 요소가 된다. 드라마, 오락프로, 영화 등을 보면 청소년층에 해당하는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공중파 방송 내용 속의 청소년은 모범생 역학과 일명 노는 역할, 즉 불량스러운 역할로 구분 할 수 있다. 이 두 역할을 보면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모범생 역할에 흥미를 갖게 되기보다 불량스러운 역할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기에 불량스러운 역할을 멋있게 설정하거나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있는 연예인을 캐스팅 하여, 일탈된 이들의 모습에 ‘잘못된 것이다’ 라는 것보다는 ‘호기심 발동’을 심어줄 수 있다. 이에 청소년들은 TV속 그들의 언행(言行)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그들이 되고자 하는 허망된 꿈을 갖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길거리에서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 학교 외진 곳에서 친구를 구타하는 청소년들. 사소한 일로 한 친구를 왕따시키는 청소년들. 이들의 모습은 어디선가 한번쯤은 본 모습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호기심이 많은 성장기 청소년들의 잘못된 인터넷?대중매체 이용에 따른 청소년 문제와 청소년 문제 연령 대 하향(下向)에 대한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시급하다.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려는 어린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들이 반 학생 하나하나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며, 가정에서는 부모가 나서서 자식과의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착해서 괜찮다’, ‘우리 아이는 얌전하고 공부도 잘하니까 안심해도 된다’ 는 생각은 버리자. 내 자식이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 있다. ‘Spare the rod and spoil the child.’ 라는 말처럼 이미 옳지 않은 길로 들어선 청소년들에게는 매와 쓴약을 주는것도 하나의 충격 요법이 될 것이다. 탈무드 역시 ‘아이를 꾸짖을 때에는 한 번만 따끔하게 꾸짖고, 언제나 잔소리로 계속 꾸짖어서는 안 된다.’ 고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잘못된 선택을 하기 전에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이 자라는 청소년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 예로 학교 폭력이 잦아 선생들도 주임이 되기를 꺼려했던 광주 공고(2007년3월26일자,광주일보)는 학교 폭력이 없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학교 폭력이 없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으로 스스로 상담실 찾아오기를 기피하는 학생들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상담교사와 담임교사, 학부모나 보호자가 함께 나서 학생 상담과 생활지도 등을 병행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점점 저연령화, 조직화 , 흉포화 되어가는 청소년 문제. 그걸 막는 최선의 방법은 책임의식을 갖고 가정·학교·사회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한쪽만 노력을 한다고 문제가 달라지진 않는다. 한쪽의 노력이 아닌 쌍방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청소년 자신 역시도 숨기고 감추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문제가 생길 시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부모나 선생님에게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큰 문제와 위험을 막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생현(담양청소년지도위원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