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2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1503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호에는 인간개발연구원이 지난 5월 21일 강남우체국빌딩 12층 대회의실에서 주최한 독서오픈 세미나 내용을 전달해 드립니다.

“리더는 다른 사람의 힘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려면, 스스로가 매력적이어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며, 조직을 이끌어갈 비전이 있어야 한다. 리더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람이자 자신을 닦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감동시키고 리더가 되는 길을 찾는 사람이라면, 사람에게서 해답을 구하라!”

IBM에서 오랫동안 변화경영 실무를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켜온 당대의 경영전문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이 던진 화두이다. 그는 동양의 고전에서 21세기의 지혜를 구하는 것으로 강연의 서막을 열었다.

“진나라의 예양(豫讓)은 지백(智伯)을 섬겼는데, 지백이 조양자(趙襄子)와의 싸움에서 져 일가족은 모두 죽었고, 혼자 도망을 쳤다. 복수를 결심한 예양은 비수를 품고 조양자의 집에 침입했지만 결국 잡히고 만다. 조양자는 예양의 충성심을 알고 스스로 조심하면 그만이라며 그를 살려 보냈다. 예양은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온 몸에 옻칠을 하고 숯가루를 먹어 목소리를 바꾸는 등 변장을 하고 다리 밑에 숨어서 조양자를 기다린다. 하지만 이번에도 잡히고 말았다. 조양자는 그를 죽이기 전에 ‘그동안 여러 사람을 섬겼을 텐데, 유독 지백에게만 충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예양은 ‘여러 사람을 섬겼지만 지백만이 나를 선비로 대해줬습니다. 따라서 저 또한 선비로서 그 의리를 갚으려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통해 구 소장은 한 사람을 섬기는 이의 태도를 일깨워준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누군가의 성공을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면 분명 그 사람도 나의 성공을 도와주게 된다. 이런 교환의 딜이 없으면 리더 자신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사상은 지난 2500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위대한 사상가였던 공자가 노나라에서 사구(司寇)라는 직책으로 정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공자가 권력을 잡은 지 1주일만에 놀라운 일을 벌인다. 당시 유명한 대부였던 소정묘(少正卯)라는 사람을 주살(誅殺)한 것이다. 사람들이 이를 두고 말이 많아지자 공자는 이렇게 해명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아주 빠른데 마음이 음험한 것,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도 고집불통인 것,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되는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으니 죽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고가 편협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치명적 약점이 생긴다는 말은 21세기에도 중요한 명제다. 우리는 배움에 있어서도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의 사상을 받아들여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지식에 고착되어 있다. 이런 인재는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소정묘 같은 인물은 인재로 보여지기 좋은 사람이다.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편협한 사람은 결국 조직을 편협한 쪽으로 이끌고 간다. 투명하지 않은 사람은 결국 뭔가에 걸려들게 만든다.

붕당을 만드는 사람은 결국 조직에 파벌을 만들고 시너지를 저해한다. 결국 그 사람의 이면을 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세 번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노키아의 사명 슬로건은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이다. 이 말은 ‘우리는 무선통신단말기 제조유통판매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비즈니스에 종사합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것이 비전이다. IBM은 회사명의 속뜻으로 유명하다.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의 약자가 IBM이다. 컴퓨터는 학교나 연구소에서만 사용하는 ‘과학기계’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IBM 경영자들은 ‘이제 컴퓨터는 비즈니스 머신이다’라고 공표했다.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계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미국에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기업에 팔겠다고 선언한다. IBM이라는 단어에 IBM이 가야할 경영전략, 방향이 모두 들어 있다.”

구 소장은 다른 사람의 힘을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비전’을 강조했다. 결국 리더는 조직을 어딘가 한 곳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데, 그 ‘어디로’가 바로 비전이라는 것이다. 각자가 몸담고 있는 직업을 정의하는 자신만의 언어, 그것이 바로 비전이다. 그 언어를 찾을 때, 비로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그것이 비전의 힘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구본형 소장의 명함에는 그의 비전이 들어있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은 어제보다 나아지려는 사람을 돕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의 힘을 믿는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자신이 가진 작은 힘을 마음껏 쓰고 가는 것이 자기혁명의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리=정용달 인간개발연구원 홍보팀장 dal2020@khdi.or.kr

구본형 소장의 이력서

▲서강대 역사학과 졸
▲서강대 대학원 졸
▲서강대 경영대학원 졸
▲한국IBM에서 경영혁신 기획 및 실무를 총괄해온 변화경영전문가
▲미 IBM 말콤 볼드리지 국제심사관
▲KBS ‘경제가 보인다’, 동아일보 ‘구본형의 자아경영’ 등 진행
▲MBC TV특강, KBS 라디오대학 다수 방송매체 강의
▲연세대, 고려대, 삼성, LG, SK, IBM, 후지제록스, 철도청, 기획예산처 등 대학과 기업체 및 관공서에 출강 중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현)
저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외
수상: 제1회 경영혁신대상 개인공로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