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張家界)는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BC 200년 경 당시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 채고 도망쳐 정착한 소수 민족인 토가족(土家族)이 살던 곳이며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전합니다.

외부와 격리된 채 살고 있던 토가족의 터전인 장가계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80년대에 이 지역 출신 화가가 장가계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부터였으며, 1982년에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92년엔 유네스코에서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부상했다 합니다.

지난 5월 9일 3박4일의 일정으로 민생치안을 위하여 수고하시는 모범경찰관들을 모시고(광주전남 각 경찰서에서 1명씩 추천을 받아 경목회에서 경비부담) 상해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인 홍구공원, 그리고 유네스코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장가계를 다녀왔습니다.

첫 날, 중국 상해(上海)를 관광하면서 상해의 환경정책이 어떤지를 물었을때 지금은 녹화사업(나무심기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튿날 우리 일행은 해발 430m 위에 설치된 자연과 잘 어우러진 인공호수인 보봉호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신선이 노니는 듯 보봉호의 절경은 신비 그 자체였습니다. 댐을 막고 나니 석회암 지대의 산의 공간을 통해 물줄기가 생겨 이 물줄기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폭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대나무 숲 위로 떨어지는 폭포는 절경 그 자체였습니다.

오후에는 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한 장가계를 관광했습니다. 수억 년 전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기이한 봉우리와 기암괴석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무릉도원으로 굽이굽이 신비로운 절경이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또한 다음 날 금편계곡을 거닐면서 담양의 죽녹원에서 죽림욕을 즐기듯이, 여기서는 삼림욕을 즐긴다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우리 담양에서도 장가계를 다녀오신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되어 관광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느꼈던 것 몇 가지만 적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코스를 관광하면서 철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자연과 잘 어우러진 개발을 통하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 장가계에서 통달국제호텔에 투숙을 했는데, 목욕탕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있었습니다.
“세계 각지 호텔에서 사용하지 않은 수건을 대량적으로 화학약품이 들어 있는 세척원료로 빨래를 한다면 우리의 수원(水源)은 얼마나 오염이 많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손님께서 사용하지 않은 수건은 원래 자리에 놓아두시고 사용한 수건은 아래에 있는 참대바구니 안에 넣어 주십시오.”
또한 좌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도 대변용과 소변용으로 나뉘어 물을 절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작은 행동 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환경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셋째, 보봉호나 황룡동굴을 관광하는 동안 위험한 곳에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난간들이 대나무 형상으로 되어 있는 것과 또한 곳곳에 설치된 대나무 조경을 보면서 지역적 특색을 잘 살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넷째,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은 20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공원입니다. 그만큼 동물자원도 풍부하고, 1급 보호동물인 화남 호랑이와 표범 등 5종을 비롯하여 2급 보호동물 21종, 어류 82종, 파충류 40여 종 등이 공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천혜의 생태보고인 담양의 하천습지를 떠올리면서 담양의 하천습지를 잘 보호하고 또한 관광지로 개발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한비야의 <중국 견문록>에 보면 중국 사람들은 자기문화에 대한 자긍심만은 대단하다고 합니다. 보봉호의 호수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중국의 문화재나 관광지가 아름다운 이유는 깨끗한 주변과 거기서 배어나오는 소박한 품위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중국의 한 깨끗한 호수를 보면서 아마도 이 호수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벌써 그 호숫가 주변으로 식당, 러브호텔, 노래방들이 들어섰을 것이고 그런 환경과 더불어 주위의 잡상인들로 인해 아름다운 호수로 유지 되었을 지 의문이라는 글을 읽으며 공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기문화를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긍심과 자존심으로 자기문화를 지켜나가는 중국인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중국에서는 문화재 주변의 경관을 해치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을 때 아주 중한 벌금이 내려진다고 합니다.

문화재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의 의지와 행정력도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생태도시 담양의 가사문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문화를 우리 모두가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